노을이 내려 앉는 저녁의 이 동산에서, 내 마음에는 가시 덩굴이 자라고 있었어요. 주님의 뜻을 다 안다고 믿었지만, 난 흙으로 빚어진 내 이마에 스스로 면류관을 쓴 채, 나를 만진 그 손을 잊었어요. 하와의 눈빛이 달라졌을 때, 그녀가 무엇을 보았는지 묻지 않았어요. 단지, 당신의 눈길이 그녀에게 조금 더 머물까 두려웠죠. 왜, 내게 이런 일을 겪게 하시느냐고 속으로 소리쳤지만, 당신의 발소리를 듣고 난 숨었어요. 언제까지나 아름다울 것 같은 이 동산을 돌보던 일이 지겨워 졌어요. 마음은 뭔가 새롭고 자극적인 것을 찾았죠. 그때, 그녀가 나에게 열매를 내밀었어요. 주저하지 않았죠. 모든 것을 갖았지만, 만족스럽지 않았고 손대지 말아야 할 하나에 눈길이 갔어요. 열매의 단맛이 입안 가득 번져갔죠. 씹을 수록 더 원하게 되더군요. 그 후, 하와를 안을 때, 오히려 내 외로움은 커져 갔어요. 몸은 가까웠지만 마음은 다른 것을 상상했죠 이제 압니다. 뱀의 속삭임을 들은 것도, 열매를 받아 먹은 것도 나였음을. 나는 마음에 덩굴을 안고 동산 밖으로 걸어 갑니다. 푸른 동산을 뒤로 하고 낯설고 먼지 날리는 흙을 밟습니다. 이전에 느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메마름 속에, 오늘을 사는 나를 봅니다.